살다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을 만날 때가 있습니다. 실수로 잘못된 말을 전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기 위해 사실과 추측을 섞고 마치 진실인 것처럼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사람입니다.
처음에는 그 사람의 말을 믿게 됩니다. 이야기가 구체적이고 확신에 차 있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직접 보고 들은 것처럼 말하기도 하고, 사실 일부를 끼워 넣어 전체 이야기에 신빙성을 더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하나씩 확인해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분명한 사실은 일부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자신의 해석이나 추측, 때로는 존재하지 않았던 말로 채워져 있습니다.
최근 다시 기사화된 박수홍 씨 형수의 명예훼손 사건을 보면서 제가 겪었던, 기억하고 싶지 않은 경험이 여러가지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이 칼럼을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누군가가 자기 이익을 위해 말을 만들어내기 시작하면 피해는 단순한 오해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꼭 알았으면 합니다.
① 기사로 확인된 박수홍 형수 명예훼손 사건
박수홍 씨의 형수는 카카오톡 단체대화방 등에 박수홍 씨의 사생활과 관련된 허위사실을 담은 메시지를 전송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방송 활동 당시 여성과 동거했다는 내용 등을 퍼뜨린 혐의가 적용됐습니다. 1심 재판부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고 벌금 1,2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자신과 남편의 법적 분쟁에서 유리한 여론을 만들고 피해자를 비방하려는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확산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반면 피고인 측은 해당 내용을 사실이라고 믿을 만한 이유가 있었고 비방할 목적도 없었다는 취지로 혐의를 다퉜습니다. 이후 검찰과 피고인 양측이 항소했으며, 항소심에서 검찰은 징역 10개월을 구형했습니다.
이 글을 쓰는 2026년 7월 23일 오전 기준으로 항소심 선고는 이날 오후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특정 개인의 성격이나 마음을 추측하는 일이 아닙니다. 법원이 어떤 증거를 토대로 어떤 판단을 내렸는지, 기사로 확인된 사실까지만 살펴봐야 합니다.
그리고 그 사건을 통해 우리가 살아가며 조심해야 할 인간관계의 모습을 돌아보려는 것입니다.
② 거짓말보다 더 무서운 ‘만들어진 이야기’
거짓말은 사실이 아닌 말을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만들어진 이야기는 조금 더 복잡합니다.
사실 한두 조각에 추측과 감정, 과장된 해석을 섞어 하나의 그럴듯한 서사를 만들어냅니다. 듣는 사람은 이야기 속에 실제 사실이 일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전체 내용까지 진실이라고 믿기 쉽습니다.
예를 들어 두 사람이 다투었다는 사실이 있다고 해보겠습니다. 말을 만들어내는 사람은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상대방이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마음을 추측하고,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앞뒤 상황을 연결합니다. 상대가 하지 않은 말까지 덧붙이기도 합니다. 이후에는 자신이 만든 해석을 여러 사람에게 반복해 이야기합니다.
같은 말을 여러 번 듣다 보면 사람들은 확인되지 않은 내용도 사실처럼 받아들이기 시작합니다.
이것이 단순한 거짓말보다 만들어진 이야기가 더 위험한 이유입니다.
③ 자신의 이익을 위해 말을 만드는 사람의 특징
이런 유형의 사람은 모든 상황에서 거짓말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평소에는 친절하고 평범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자신의 잘못이 드러나거나 이익이 위협받는 순간 나타납니다.
자신의 책임을 줄이기 위해 다른 사람의 행동을 부풀리고, 자신을 피해자로 보이게 만들기 위해 상황을 재구성합니다. 자신에게 불리한 사실은 빼고 유리한 부분만 골라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또 한 사람에게만 말하지 않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같은 이야기를 반복해 먼저 여론을 만들려고 합니다. 상대방이 사실을 설명하기도 전에 이미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심어놓는 것입니다.
이런 사람의 말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직접 확인하지 않은 이야기를 단정적으로 말하고, 출처를 물으면 “누군가에게 들었다”고 얼버무립니다. 상황에 따라 세부 내용이 달라지지만 본인은 처음부터 같은 말을 했다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말로 누군가가 상처를 입어도 말의 진위보다 자신이 그 말을 하게 된 이유를 앞세웁니다.
“나는 그렇게 알고 있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나도 피해를 봤기 때문에 말한 것이다.”
그러다가 피할수 없는 증거가 나오면 하나같이 얘기합니다.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내가 그런뜻으로 한 얘기는 아닌걸 네가 오해해서 받아들인 거다."
그러나 어떤 사정이 있더라도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를 사실처럼 퍼뜨리는 행동까지 정당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④ 설마 내게도 이런 일이 생길 줄은 몰랐습니다
저는 사람을 잘 믿고, 한번 한 약속은 무슨일이 있어도 지키려는 사람이었습니다. 그게 더불어 살아가는 인간관계에서 꼭 필요한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안그러신 분들도 많겠지만 저의 시어머님은 아들사랑이 강하신 분이었고, 신혼 때 남편과 작은 다툼이라도 있으면 그저 아들 편을 드셨습니다.
맘 둘 곳이 없었던 저는 웃으면서 친절하게 대해주는 시누이에게 고마웠고, 부부싸움이 있었던 다음날 온 전화에 저를 이해해 주는 듯한 착각에 빠져 남편과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 했습니다.
그런데 시누이가 내게 해준 말들은 충격이었습니다.
"ㅇㅇ가 고등학교때 강아지가 말을 안듣는다고 강아지 눈알을 막대기로 일부러 찔렀다."
"독서실에서 모르는 사람이 눈빛이 안좋다고 ㅇㅇ가 반 죽을 정도까지 두들겨 팼다."
"내가 너를 아껴서 하는 말이니 ㅇㅇ 조심해라. 그리고 내가 해주는 말은 너를 믿어서 하는 얘기이니 아무에게도 하지 말아라."
그 말을 듣고 충격을 너무나 많이 받았던 저는 이혼도 생각했지만, 해맑게 웃고 있는 예쁜 딸을 생각하면서 나에게 그 폭력성을 보이지만 않으면 참고 살자는 생각으로 살았습니다.
그 후 10년이 흐르는 동안, 평소에 자상하던 남편이 화를 내면 가슴속에서 일어나는 불안감에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일련의 사건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시누이의 그 말들이 모두 만들어진 말들 이었다는 것을요. 10년 동안 나를 따라다녔던 그 불안함이 나와 남편을 이간질하기 위해 시누이의 입에서 만들어진 허상이었다는 것을 말입니다.
사람들은 왜 확인해 보지 않았느냐고 말하겠지만, 저는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것만 같아서 두려웠고 날 위해 말해주는 거니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겠다는 시누이와의 약속 때문이었습니다.
자그만치 10년을 고통받았는데, 시누이는 그저 "기억이 나지않고, 내가 했더라도 그런 뜻이 아닌걸 니가 잘못 이해했던 거다."라는 변명으로 일관했습니다.
⑤ 이런 사람을 만났을 때 나를 지키는 방법
자신의 이익을 위해 말을 만들어내는 사람과는 중요한 대화를 가능한 한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좋습니다.
구두로 합의한 내용은 문자나 이메일로 다시 확인하고, 돈이나 업무가 관련된 문제라면 계약서와 영수증, 대화 내용을 보관해야 합니다. 당시에는 지나치게 조심하는 것처럼 느껴져도 문제가 생겼을 때 기록은 감정보다 훨씬 분명하게 사실을 보여줍니다.
저또한 남편에게 믿음이 생긴 시점부터 시누와의 통화내용과 문자내용을 저장했던 것이 남편과의 신뢰를 지키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상대의 말에 감정적으로 반응하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억울한 마음에 똑같이 험담하거나 확인되지 않은 상대의 이야기를 퍼뜨리면 본질이 흐려질 수 있습니다. 사실과 의견을 구분해 필요한 내용만 차분하게 전달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반복되는 행동을 살펴봐야 합니다.
한 번의 실수는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습니다. 잘못을 인정하고 바로잡으려는 사람에게는 다시 기회를 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상황이 불리할 때마다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고,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돌리며, 주변 사람들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려 한다면 관계의 거리를 다시 생각해야 합니다.
가까운 가족이나 오래된 지인이라고 해서 무조건 참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가까운 사이일수록 서로의 명예와 사생활을 더 조심스럽게 다뤄야 합니다.
⑥ 사람의 말보다 사실을 다루는 태도를 보자
우리는 사람을 판단할 때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만 듣기 쉽습니다. 그러나 더 중요하게 살펴야 할 것은 그 사람이 사실을 어떤 방식으로 다루는가입니다.
자신에게 불리한 사실도 인정하는 사람인지, 확인되지 않은 내용은 모른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인지, 잘못 전한 말이 있다면 바로잡으려 노력하는 사람인지 살펴봐야 합니다.
반대로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사실을 선택하고, 추측을 진실처럼 말하며, 다른 사람의 평판을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조심해야 합니다.
말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사람의 관계와 삶을 크게 흔들 수 있습니다. 특히 여러 사람에게 전해진 말은 다시 주워 담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곧바로 믿고 퍼뜨리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해야 합니다.
내가 직접 확인한 사실인지, 누군가의 추측인지, 그 말을 전하는 것이 정말 필요한 일인지 말입니다.
글을 마치며..
박수홍 씨 형수의 명예훼손 사건에 대한 최종 법적 판단은 재판 절차와 증거에 따라 내려질 일입니다. 우리는 기사에 보도된 사실을 넘어 당사자의 성격이나 속마음을 함부로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다만 이 사건을 통해 한 가지는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가 다른 사람의 명예와 삶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그리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만들어낸 이야기가 얼마나 오랫동안 상처를 남길 수 있는지 말입니다.
살다 보면 모든 사람의 오해를 바로잡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내 말과 행동을 사실 위에 두고, 중요한 일은 기록하며, 반복적으로 말을 만들어내는 사람과 적절한 거리를 두는 것은 가능합니다.
저는 아직도 사람을 믿고 싶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사람의 말보다 그 사람이 사실을 대하는 태도를 먼저 봅니다.
그것이 지난 10년이 제게 가르쳐 준 가장 값비싼 교훈이었습니다.
부디 박수홍씨와 아내, 사랑스러운 딸이 더이상 상처받지 않고 행복한 가정을 이루셨으면 합니다.
새빛 한 줄
거짓말은 언젠가 멈출 수 있지만, 만들어진 이야기에 맞서 나를 지켜주는 것은 결국 사실과 기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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